바울의 생애 // 18. 예루살렘을 향한 바울의 마지막 여행
18, 예루살렘을 향한 바울의 마지막 여행
제주도에서
예루살렘을 향한 바울의 마지막 여행
바울은 유월절 전에 예루살렘에 도착하기를 심히 바랐는데, 이는 절기에 참석하려 세계 각처에서 올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였다. 바울은 항상 믿지 않는 자국민들 이 귀중한 복음의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이 그들의 편견을 제거하는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는 또한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하여 이방 교회들이 유대에 있는 가난한 형제들에게 보내는 선물들을 전해 주기를 소원했다. 그리고 이번 방문으로 그는 유대인과 회심한 이방인 사이에 공고한 연합이 이룩되기를 희망했다. 고린도에서 사업을 마친 후 바울은 팔레스틴의 해안에 있는 어떤 항구로 바로 가려고 결심했다. 모든 준비를 갖추어 배에 오르려고 하는데, 유대인들이 그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과거에도 이 신앙의 반대자들은 사도의 사업을 종식시키려고 했으나 그들의 모든 노력은 실패하고 말았다. 5년 전 갈리오에 의해 그를 정죄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그들은 이제 달리 그를 대적하기 위해서 백성이나 통치자들을 선동할 방법이 없었다. 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음 사업은 발전했다. 각 지방으로부터 새로운 교리의 전파에 대한 보고가 들어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의문의 율법의 의식을 준수하지 않아도 되며 이방인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유대인과 함께 동등한 특권들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이 복음을 전파하는 데 따른 성공은 그들의 모든 증오심으로도 논박할 수 없다는 것을 알자, 이 유대인들을 더욱 광기로 날뛰게 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전도할 때 그의 편지들에서 그처럼 힘 있게 주장한 동일한 논증을 제시하였다. "헬라인과 유대인이나 할례당과 무 할례당이나 … 분별이 있을 수 없"(골 3:11) 다는 그의 힘 있는 진술을 그의 원수들은 대담한 신성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의 음성을 침묵시키기로 결심했다. 그가 로마의 권력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괴롭히는 일은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배가 출발하자마자 그들의 복수를 시작했다. 선장이나 선원들에게 뇌물을 주어 어떤 폭력이라고 행사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음모에 대한 경고를 받고 바울은 그를 보호할 충분한 수의 형제들과 함께 마게도냐로 돌아서 가려고 결심했다. 유월절 예배에 맞추어 예루살렘에 도착하려던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나 오순절에는 그곳에 있게 되기를 바랐다. 하나님의 통치에 따른 섭리가 이번에는 그의 계획을 지체시켰다. 그가 만일 유월절에 참석했더라면, 그는 폭동과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고소당할 뻔했는데, 이 사건은 이집트인 사기꾼이 자기가 메시아라고 주장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바울은 유월절을 지키려고 빌립보에 머물렀다. 누가만 그와 함께 남아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드로아로 건너가 그곳에서 바울을 기다렸다. 빌립보 사람들은 사도가 회심시킨 자들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마음이 진실한 사람들이었으므로, 그는 8일간의 절기 동안에 그들과 평화스럽고 행복한 교제를 나눴다. 뱃길로 빌립보를 떠난 여행은 지속적인 바람의 방해를 받았다. 평소에 이틀 걸리는 여행이 5일이 걸려서야 드로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바울은 7일 동안 머물면서, 그의 관례대로 그곳에 있는 신자들을 격려하고 강화할 기회를 가졌다. 그가 체류한 마지막 날 저녁에 형제들이 "떡을 떼려" 함께 모였다. 그들의 사랑하는 선생을 작별해야 한다는 사실은 보통 때보다 많은 무리를 모이게 했다. 그들은 삼 층 "윗 다락"에 모였다. 따뜻한 봄날 이런 모임을 위해서는 시원하고 상쾌한 장소였다.
밤이라 어두웠지만 방에는 많은 등불이 켜져 있었다. 바울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위험들 때문에 마음이 심란했다. 거기다 이 형제들을 다시 만날 기약도 없었고 그들에게 전해야 할 참으로 크고도 중요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도는 그곳에서 그들에 대한 사랑과 염려로 열심을 내어 밤중까지 설교했다. 창문은 열려 있고 넓은 창틀에 유두고 라 청년이 앉아 있었다. 그는 위험한 장소에서 깊이 졸다가 아래 마당으로 떨어졌다. 연설은 중단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놀랐고, 공 혼란이 일어났다. 그 청년은 죽었고, 많은 사람이 그의 주위에 모여 울고 슬퍼했다. 그러나 바울은 놀란 무리들을 헤치고 들어가 그를 껴안고 죽은 사람에게 생명을 회복시켜 주시기를 하나님께 열렬히 기도했다. 그의 탄원은 응답되었다. 슬퍼하고 애통하는 소리 위로 "떠들지 말라 생명이 저에게 있다"라고 말하는 사도의 음성이 들렸다. 신자들은 아주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과 능력과 자비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 기뻐하면서 다시 윗 다락에 모였다. 그들은 성찬을 들었고, 그 후에 바울은 "오랫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였다. 유두고는 이제 온전히 회복되었고, 그를 회중 앞에 데려왔는데 그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다. 이제 그들이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바울과 그의 동료들은 배가 출항하려 해서 배에 올랐다. 그러나 사도 자신은 드로아와 앗소 사이에 가까운 육로를 택했고, 앗소에서 그의 동료들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데 관련된 어려움과 위험들, 그의 사업에 대한 그곳 교회의 태도, 또한 다른 지방에서의 교회들의 상태와 복음 사업에 대한 관심 등, 이런 것들이 진지하고 근심스럽게 생각하는 제제였고, 그는 하나님께 능력과 지도를 간구하기 위하여 이 특별한 기회를 이용했다. 여행자들은 앗소에서 남쪽으로 항해할 때 사도가 매우 오랫동안 일했던 에베소를 지나갔다. 바울은 그곳 교회를 방문하기를 심히 갈망했는데, 이는 그가 그들에게 주어야 할 중대한 교훈과 권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한 끝에 이 목적을 포기했다. 약간의 지체도 그가 오순절까지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일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레도에밀레도에 도착하자 배가 잠시 머문다는 것을 알고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에게 밀레도에 급히 오라고 요청하였다. 그의 초청에 따라 그들이 오자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에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내가 항상 너희 가운데서 어떻게 행한 것을 너희도 아는 바니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유대인의 간계를 인하여 당한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나 꺼림이 없이 너희에게 전하여 가르치고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증거 한 것이라"(행 20:18~21). 바울은 항상 하나님의 율법을 높였다. 그는 사람들 앞에 그 교훈을 범한 죄를 제시하면서 이런 죄에 대해 회개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율법에는 사람들을 불순종의 형벌에서 구원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들이 반드시 저희 죄를 회개하고, 그분의 율법을 범해서 공의로우신 분노를 일으킨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해야 하며, 또한 용서를 받는 유일의 방법인 그리스도의 피를 믿는 믿음을 행사해야 한다. 하나님의 아들은 그들의 희생 제물로서 돌아가셨고, 그들의 대언자로 아버지 앞에 서시려고 하늘로 승천하셨다. 그들은 회개와 믿음으로 죄의 선고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통하여 이후로 하나님의 율법을 복종할 수 있다.
바울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갔다.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내 증언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면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보라 내가 여러분 중에 왕래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였으나 이제는 여러분이 다 내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할 줄 아노라"(행 20:22~25). 바울은 이 증언을 하려고 계획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말하는 동안 영감의 성령이 그에게 임하여 이것이 에베소 형제들과의 최후의 모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의 염려를 증명해 주었다. 그래서 그들을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전달해야 할 그의 뜻과 유언을 합친 조언과 권고를 남겼다.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에게 증언하거니와 모든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내가 깨끗하니 이는 내가 꺼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다 여러분에게 전하였음이라"(행 20:26~27). 반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우정이나 갈채를 얻으려는 바람도,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그들에게 주라고 맡겨 주신 교훈과 경고와 시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리스도의 목사들은 최고의 기쁨을 주는 진리만을 백성들에게 제시하고 그들에게 양심의 고통을 일으키는 다른 진리들은 억제해 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는 품성의 계발을 깊은 염려를 가지고 바라보아야 한다. 만일 그의 양 무리 중 어느 하나가 죄악을 품고 있는 것을 알게 될 때는 충실한 목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그 경우에 적합한 교훈을 주어야 한다. 만일 목사가 그들이 자의로 행하는 것을 경고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영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높으신 이의 사명을 성취시키는 목사는 그리스도인 신앙의 모든 점에 대하여 그의 백성에게 충실히 교훈하고, 그들에게 저희가 하나님의 날에 완전히 설 수 있기 위하여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사도는 그의 형제들에게 이렇게 권고하였다. "여러분은 자기를 위하여 또는 온 양 떼를 위하여 삼가라 성령이 그들 가운데 여러분을 감독자로 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느니라"(행 20:28). 복음을 전하는 목사들이 항상 마음속에 그들이 그리스도의 피로 산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면, 사업의 중대성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과 그들의 양 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들의 모본이 그들의 교훈을 설명하고 굳게 해야 한다. 생명의 길을 가르치는 교사들로서 그들은 진리가 악평을 받게 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자신과 그들의 양 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들의 모본이 그들의 교훈을 설명하고 굳게 해야 한다. 생명의 길을 가르치는 교사들로서 그들은 진리가 악평을 받게 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대표자로서 그분의 이름의 명예를 유지해야만 한다. 헌신과 순결한 생애와 경건한 말로 그들의 높으신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증거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모든 종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 아무리 경멸당하고, 욕을 먹고, 반대를 당하고, 박해를 받든다 하더라고 두려움이 없고, 그 교훈의 모본을 보이는 데 있어서 성실해야 한다. 모든 충성스러운 진리의 교사가 그의 수고를 마칠 때 바울과 함께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피에 대하여 깨끗하니"(행 20:26)라. 성령께서 에베소 교회에 엄습하게 될 위험들을 사도에게 미리 알려 주셨다. "내가 떠난 후에 사나운 이리가 여러분에게 들어와서 그 양 떼를 아끼지 아니하며 또한 여러분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 줄을 내가 아노라"(행 20:29~30)고 말했다.
바울은 장래를 내다보면서 교회가 안팎의 원수들에게 당해야 할 공격을 보고, 교회를 위하여 몹시 걱정했다. 가라지가 뿌려진 것은 일꾼들이 잠을 자고 동안이었으며, 이리가 양 떼에 들어간 것은 목자들이 일을 등한히 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진정한 열심을 가지고 깨어, 그들의 거룩한 임무를 지키라고 형제들에게 엄숙하게 당부했다. 그들 중에서 행한 자신의 불요불굴의 수고를 예를 들어서 지시하였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일깨워 내가 삼 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 지금 내가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 내가 아무의 은이나 금이나 의복을 탐하지 아니하였고"(행 20:31~33). 어떤 에베소 형제들은 부요했다. 그러나 바울은 한 번도 그들에게 개인적 도움을 받으려고 한 적이 없었다. 그 자신의 필요에 대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그의 기별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이 이 손으로 나와 내 동행들이 쓰는 것을 충당하게"(행 20:34)였다고, 그리스도의 사업을 위한 그의 힘든 일과 광범위한 여행에서 자신의 필요뿐 아니라, 어떤 때는 그의 동역자들과 어려운 자들의 회복을 위해서도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은 끊임없는 근면과 극도로 절약한 덕분이었다. 그래서 그 자신의 모범을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 준 바와 같이 수고하고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행 20:35). "이 말을 한 후 무릎을 꿇고 그 모든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니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다시 그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한 말로 말미암아 더욱 근심하고 배에까지 그를 전송하니라"(행 20:36~38).
진리에 대한 그의 성실함이 격렬한 증오를 유발했으나, 또한 더할 나위 없이 깊고도 따뜻한 애정도 받았다. 슬픔 가운데 제자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찼다. 이 형제들을 떠날 때 바울의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솟아났다. 그가 승선하자 해안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과 그들이 돌보는 교회에 대해서 그토록 깊은 관심과 큰 열성을 느끼고, 깊은 관심으로 돌봐 주던 그로부터 이제는 아무런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장로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여행자들은 밀레도에서 행선하여 소아시아 서남 해안에 있는 번창하는 도시 바다라로 가서 거기서 배를 내려 다른 배를 타고 베네게 해안으로 갔다. 순풍을 만나 배가 짐을 푸는 동안 두로에서 오순절까지 두 주 동안을 온전히 머물렀다.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것에 대한 사도의 염려도 이제는 끝났다. 두로에 몇 제자가 있었는데 그들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여 그들과 함께 남은 일주일을 보냈다. 성령을 통해 이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바울을 기다리고 있는 위험에 대하여 경고하고, 그의 목적을 바꾸도록 간청했다. 그러나 그에게 고통과 구속, 투옥을 경고해주셨던 같은 성령께서 그를 격려하여 자발적으로 포로가 되는 길로 가도록 하셨다. 한 일주일이 지나자 바울은 그들을 떠났다. 이 짧은 기간 동안 그는 그들로부터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을 받았는데, 모든 형제가 그들의 처자들과 함께 바울을 전송하러 배에까지 왔고, 배에 오르기 전에 그들은 바닷가에서 무릎을 꿇고 바울은 그들을 위하여, 그들은 바울을 위하여 서로 기도했다. 서남쪽으로 여행을 계속한 여행자들은 가이샤 라에 도착하여 "일곱 집사 중 하나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들어가서 유하니라"(행 21:8).
거기서 바울은 유월절 전날까지 머물렀다. 평화스럽고 행복한 몇 날을 보냈는데, 이것이 그가 오랫동안 누리기를 원했던 완전한 자유의 마지막이었다. 예루살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폭풍 같은 장면을 앞에 두고, 주께서는 자비롭게도 이런 휴식 시간과 행복한 교제를 통해서 그의 심령에 원기를 회복시켜 주셨다. 전도자 빌립은 깊은 동정심으로 바울과 연결되어 있었다. 명석한 판단력과 진정한 고결함을 가진 빌립은 처음으로 유대인의 편견의 속박을 깨고, 사도의 사업을 위한 준비를 갖추어 준 사람이다. 사마리아에 복음을 전했던 사람도 빌립이었고,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침례를 베푼 사람도 이 빌립이었다. 한동안 이 두 일꾼의 사역이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다. 예루살렘에 있던 교회가 흩어진 것이나. 일곱 집사를 세운 영향력을 무력화시킨 것이 사울의 폭력적인 핍박이었다. 예루살렘으로부터 피신한 것이 빌립의 일하는 방법을 달라지게 했는데, 바울이 그의 목숨을 바친 그 길을 따라 가게 했다. 각기 다른 자기들의 사회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낸 이 두 사람이, 스데반의 순교 때 하늘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서 빛나던 광채를 회상할 때 가슴이 떨리고 있었다. 그 빛과 광채가 핍박자 사울에게 비춰서 그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무력하게 엎드려 탄원하게 했다. 사도가 가이샤라에 도착한 직후에 유대에서 아가 보라 하는 선지자가 왔다. 그가 성령으로 바울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고대 선지자들이 하던 상징적인 방법으로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 수족을 잡아매며 말했다. "우리에게 와서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 수족을 잡아매며 말하기를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주리라 하거늘"(행 21:11). 바울의 친구들은 그가 예루살렘을 방문하게 되면 크게 곤란한 일이 생길 것을 눈치챘으나,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용을 모두 미리 알지는 못했다.
이제 모든 예상이 분명히 밝혀졌다. 유대인들로부터 당할 어려움에, 로마 정부에 체포될 두려움까지 더해졌다. 그들은 바울이 그냥 그곳에 머물도록 간절하게 청했다. 그리고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서 이방인 교회가 기부한 구호품을 전달하겠다고 나섰다. 가이사랴 형제들도 기도와 눈물로 그들과 합세했다. 왜 그런 고통을 당하려고 하는가? 왜 그의 소중한 목숨을 악의적인 유대인 앞에 내놓으려고 하는가? 성령의 결정적인 경고를 받고도 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바울은 그의 사랑하는 형제들의 간청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인간적인 안목으로 볼 때 그런 지혜롭지 못한 계획을 포기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얻은 셈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친구들의 목소리나 심지어는 선지자의 목소리라 해도 그의 길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의 의무의 길에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필요하다면 감옥과 죽음에 이르더라도 그리스도를 따라야 했다. 그의 눈물이 자신을 위해서 흘릴 수는 없었고, 그의 형제들에 대한 동정과 자기의 결정 때문에 슬픔에 빠진 그들을 위해 흘려야 했다. 그는 이렇게 외쳤다. "바울이 대답하되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였느냐 나는 주 예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각오 하였노라"(행 21:13). 형제들은 그의 의도를 꺾지도 못하면서 그를 고통스럽게 하였다는 것을 알고 떼쓰기를 멈추고 다만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행 21:14)라고 말했다.
얼마 후 가이사랴에서 체류하던 짧은 기간도 끝나고, 바울과 그의 일행은 몇몇 형제를 대동하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출발하였는데, 그들의 마음은 다가올 불행에 대한 예감으로 깊이 그늘져 있었다. 해마다 열리는 축제에는 여행객이 얼마나 많은지 성안에서는 거처를 찾지도 못하고 성 밖의 노점에서 묵어야 했다. 그러나 바울과 그의 동료들은 미리 조치를 취한 덕에 "한 오랜 제자 구브로 사람의 집"(행 21:16)에 거할 수 있었다. 사도가 회심한 이래 예루살렘에 올 때마다 근심이 따랐다. 그의 이전 생활을 생각나게 하는 광경을 보면서 회한에 빠졌다. 그곳에는 그가 교육을 받았던 가말리엘의 학교가 있었고, 예배드리던 회당, 대제사장이 그에게 다메섹으로 가는 위임장을 주던 집도 있었고, 스데반이 그리스도를 증거 하기 위해서 피를 흘렸던 곳도 있었다. 사도가 그 순교장을 바라보자, 그 모든 광경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도 역시 같은 운명의 길을 가야 할 것인가? 그토록 슬픈 마음으로 예루살렘을 밟아 본 적이 이전에는 결코 없었다. 그는 친구는 적게, 원수는 많이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의 주변에 몰려 있는 사람 중에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광기에 날뛸 사람이 수두룩했다. 그는 선지자들을 죽이고 하나님의 아들을 거절하여 죽인 성읍에 접근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성읍에는 하나님의 진노의 흉조가 머물러 있었다. 그리스도의 추종자들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 얼마나 신랄하였던가를 회상한 바울은 기만을 당한 그의 동포들에 대하여 더할 나위 없는 동정을 느꼈다. 그러나 그들을 도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얼마나 적은가! 전에 자기의 마음속에 불타올랐던 것과 똑같은 맹목적인 분노가 그를 대적하는 온 국민의 마음에 말할 수 없는 힘으로 불타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믿음의 형제의 동정과 지지까지도 의지할 수 없었다.
그의 발자국을 그처럼 가까이에서 추적하던 회심하지 않은 유대인들은 그와 그의 사업에 관하여 말과 편지로써 예루살렘에 가장 나쁜 소문을 유포시키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에, 사도들과 장로들 중에서까지도 어떤 이들은 이 소문을 사실로 받아들여 그것들을 반박하려고 시도하지도 않았으며, 그와 연합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낙담 중에서도 사도는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말씀하셨던 그 음성이 또한 그의 동포들의 마음에도 말씀하실 것이며, 그의 동료 제자들이 사랑하고 섬긴 주님께서 머지않아 복음 사업에 있어서 그들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과 연합시키실 것이라고 믿었다.
저 자 : 엘렌 G. 화잇
출 판 : 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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