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만큼 밖에 못살았나?
살아온 나를 뒤돌아 보면서
(나의 일기)
요즘 왠지 마음이 씁쓸하다.
가을이라서 그런거겠지 ...
하지만 아니다.
2021년 11월 2일
요즘 교회에서 대전도회를 열었다.
비대면이라서 많은 교인들은 참석을 못하고
대면 인원수는 본당에 겨우 20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3층과 2층, 그리고 지하 어린이반과
식당과 소년반, 그리고 유치반이 있다.
골고루 분배해서 갈라 앉아 예배를 드리게 된다.
대전도회는 카톡이나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으로 보내게 되어
문자를 넣을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교인들이 모두 카톡이나 줌으로 소식을 전한다.
친구나 친척이나 교인에게나 아니면 지인들에게...
비대면 예배를 드릴 때, 카톡에 "좋아요" 를 누르면 그것이 1000원 충전되어
서울역 노숙자들을 위하여 쓰이게 된다.
많은 믿지 않는 분들이 그렇게 쓰여지도록 연금을 냈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그런 연금을 좋은 곳에 쓰여지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20만원 30만원 50만원 등등 많은 연금이 들어왔다.
특히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쓰여지는 것이다.
물론 카톡이나 줌에서는 개인이 전혀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로지 손가락으로 "좋아요"라는 것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 연금이 내일 서울역 노숙자를 위하여 가지고 간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한번 누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힘들었는지...
그렇게 하지를 않는다.
왜?
그들이 직접 돈으로 천원을 도와줘서 노숙자를 돕는다면 그때는 어떨까?
그렇다면 천원의 연금을 낼 수 있을까?
이번에 나는 정말로 세상을 헛 살았다고 마음에 가시가 생겼다.
내가 살아 온것이 헛 산것이 아닌가?
그래도 나는 남들에게 밥 한번이라도 더 샀고,
축의금을 내도 그들보다 조금 더 냈고,
친구들에게 밥 한번 더 샀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전했고,
물론 돈이라든지 물건이라든지 팔아 준다던지,
그렇게 인심을 잃지 않고 살았다고 자부했던 내가...
이번에 나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다시 하번 생각하게 된다.
나는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는가?
나는 친척들에게 어떻게 하고 살았는가?
이웃들에게 어떻게 하며 살았는가?
교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 왔던가?
그렇게 인심을 잃었던가?
아님 배신감에서 이렇게 된건가?
살아온 지난날을 생각해 본다.
그래도 인심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내가 잘못 살았나보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남의 시선을 잡지 못하고 살았는가?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 내가 너무 오바인것 같다.
너무 실망이 크다.
너무 비참하다.
불행한 것 같다.
이런 것이 살 의무가 없다고 하나보다.
어쩔까?
너무 힘들다.
이번 전도회에
친구에게,
지인에게,
친지에게,
교인에게,
동창에게,
소꼽친구에게,
친목회에게,
미국 먼 나라까지....
모두 보냈지만 몇명의 손가락만이 움직여 주었다.
내가 교회나오라고 한것도 아닌데....
돈을 도와 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천원이라도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교회 나오라면 큰일이 생겼을까?
아님 하나님 믿으라고 했다면?
난리가 났을까?
보낸곳은 엄청 많았는데.............................................
이처럼 인생이 구차할 수가 없었다.
이처럼 실망이 클 수가 없었다.
살아온 내가 싫었다.
어떻게 놀았기에 친구들이...
어떻게 하였기에 지인들이...
어떻게 살았기에 친지들이...
어떤 모습이기에 동창들이...
어떻게 하였기에 동기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하였고 어떻게 대하였기에....
그 손가락 한번이 그렇게 힘들었던가?
그 손가락 한번이 그렇게 놀리기 싫었던가?
그 손가락 한번이 그렇게 아까웠던가?
그 손가락 한번이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내가 살아온 나의 뒤를 되뇌어 본다.
남에게 돈을,
남에게 손해를
남에게 돈 꾸임을
남에게 먹을 것을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던가.......
왜 ?
왜 ?
남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고 살아 왔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면서 살아왔는데...
내가 이렇게 격고 보니 아닌가 보다.
모두 아닌가 보다...................................................
모두 싫다.
모두 다 싫다.
모두 다 싫어 졌다.
모두 다 잊어버리고 싶다.
돈 천원에 인생 다 산것 같다.
모두 잃어 버리자 모두 끝내자.
다 잊고 싶다....................................................................................................................
한완순 사진세상에서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