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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가정/어두운밤빛나는별

어두운 밤 빛나는 별 // 1장

by 동심초(남양주) 2022. 6. 18.

 어두운 밤 빛나는 별 // 1장 

 

 

아브람이 줄을 힘껏 잡아당겼지만, 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이 완고하게 버티는 녀석을 외양간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

아브람이 덩치가 더 크거나 힘이 더 세다면 가능했을지 모른다.

아버지는 밤이 추우니 소들을 모두 외양간으로 들여놓으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형제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 형제들은 아브람이 작고 약하다고 놀릴 것이 뻔했다.

아브람은 소의 목에 감긴 줄을 재빠르게 당겨 소를 놀래켜서,

문이 열려 있는 외양간 쪽으로 소가 단 몇 발자국이라도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뒤꿈치에 힘을 주고는 암소의 머리 가까이에 있는 줄을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그러나 어두운 탓에 아브람은 자신이 빙판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그만 암소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발로 암소의 뒷다리를 걷어 차고 말았다.

미끄러지다 줄을 놓친 아브람은 무엇인가 잡으려 했고 그나마 붙든 것이 암소의 젖통이었다.

암소는 "음매"하며 큰 소리를 내고는 아브람에게 달아나려 자리에서 날뛰었다.

잠시 후 아브람이 눈을 떠보니 암소는 외양간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도 그 광경을 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적어도 소들은 모두 외양간으로 들어가 있었고, 그가 해야 할 일은 모두 마친 셈이었다.

하지만 너무 세게 넘어진 탓에 아브람은 잠시 자리에 앉아 뒤통수를 문질렀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와, 하늘의 별들 좀 봐. 밤이 어두우니까 별이 정말 반짝거려, " 그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잠시 동안 아브람은 자신의 머리 위로 펼쳐진 아름다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는 왜 예전에는 이 광경을 보지 못했는지 궁금해했다.

아마도 아직 11살도 되지 않았고 또래 대부분의 아이들보다 자신이 작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가족들이 그가 밤에 혼자 밖에 있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밝고, 크며, 가까이 있는 별을 처음 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반짝일 수 있지?

저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도 없고 말이야." 그는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별들의 화려함에 사로잡혀 아브람은 추위도, 축축한 바닥도, 뒤 퉁수의 통증도 잠시 잊었다.

그는 별들로 가득 장식된 밤의 아름다움을 구경하느라 오랫동안 누워 있던 탓에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아브람, 아브람, 어디 있니?"

아브람은 일어나 앉아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가요, 엄마! 저는 외양간에 있어요, 곧 갈게요!" 그가 소리쳤다.

여전히 하늘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로 아브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외양간 문의 빗장을 걸고서 천천히 집으로 발길을 옮기면서도 아브람은 눈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있었다.


"왜 이렇게 늦은 거니, 아브람? 수프와 케이크가 다 식었잖니,

"문에 달린 고리에 웃옷을 걸어두며 아브람이 대답했다.

"죄송해요, 엄마. 늙은 암소 한 마리가 외양간에 도무지 들어가질 않잖아요.

아빠가 밤이면 날이 추워진다고 소를 외양간에 넣어 두라고 하셨거든요.

암튼 외양간에 넣어 두었으니, 아침에 젖 짜기가 더 수월하실 거예요."

"어떻게 암소를 들여놨니?"큰 그릇에 수프를 담아 케이크 옆에 놓으며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그런데 바지 뒤에 진흙이 잔뜩 묻은 것 같은데."

"죄송해요. 밖에 나가서 털고 올게요.

"아브람은 엄마를 포함한 누구에게도 어떻게 암소를 외양간에 들여놨는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즉시 대화의 주제를 바꾸었다.

"엄마, 달이 안 보일 때, 별들이 엄청나게 밝게 빛나는 걸 아세요?

정말이지 너무 예쁜 밤이에요.

어떻게 별들은 저 높은 곳에서 저리도 빛나고 있는 걸까요?

"아브람, 엄마는 별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어, 할 일이 산더미라 별을 쳐다볼 시간이 없구나.

아마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거기 두셨겠지. 

하나님께서 아주 오래전에 별들을 만드셨다고 교회 목사님께서 성경에서 일어 주신 기억이 나는구나.

그러니 아마 별들이 어떻게 저렇게 빛을 내는지는 하나님만 아시겠지."

"엄마, 하나님이 어떻게 별들을 만드셨는지 성경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렇고 말고 넌 학교에서 글도 배우잖니."

"하지만 전 교회에 가 본 적이 없는 걸요. 어디서 성경책을 구할 수 없을 까요?"

"아브람, 내가 아버지와 결혼했을 때, 제브 삼촌이 결혼 선물로 성경책을 한 권 주셨어.

하지만 둘 다 글을 읽을 줄을 몰라서 큰 가방에 넣어 두었단다.

"아브람은 깜짝 놀라 그만 수프에 케이크 조각을 떨어뜨렸다."제가 좀 꺼내서 읽어 봐도 될까요?"

"오늘 밤은 안돼. 그만 잘 시간이란다. 아버지와 형들은 이미 다 잠들었어.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아버지가 오늘 밤에 서리가 잔뜩 낄 거라고 하셨단다.

눈이 오기 전에는 곡물들을 거둬들여야 하니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거야.

벌써 11월 중순 아니겠니. 그런데도 일이 끝이 안보이니….

아버지는 네가 형들처럼 덩치가 크지는 않아도, 너도 형들과 함께 일하길 바라셔. 

네가 맡은 일을 끝내야 아버지께서 너를 학교에 보내 주실 거라는 걸 알지?"


아브람도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그는 그저 아들들이 농장에 머무르며 함께 일하기를 원하셨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아브람을 학교에 보내자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형제들보다 체구도 작고 약한 아브람은 그렇게 학교에 몇 달을 갈 수 있게 되었는데, 

그 탓인지 농장 일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었다.

어머니께서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네가 가장 작을지는 몰라도 너는 배포가 크잖니. 별들도 작아 보이긴 하지만 아주 먼 곳에 있어서,

별들이 얼마나 클까를 생각하면 놀라게 된단다.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였다."아브람, 너에게는 성경이 굉장히 어렵고 커다란 책일 수 있어.

하지만 내일 거실 탁자에 놓아 둘 테니 가져가 읽어 보거라. 

자, 여기 다락에 올라갈 때 초를 챙겨 가지고 올라가렴.

다른 사람 깨우지 말고."사다리를 반쯤 타고 올라가던 아브람은 잠시 멈춰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키가 작은 그는 누군가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고마워요, 엄마. 내일 할 일을 마무리하도록 일찍 깨워 주세요.

아마 그 성경책이면 별들에 관해, 그리고 별들이 저 먼 하늘에 떠 있을지를 알려 주겠지?

"아브람은 자고 있는 4명의 형제 사이로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동생보다 체구가 작다 보니 짚 베갯잇과 이불을 덮고 눕기엔 다락방 구석이 가장 편했다.

게다가 머리 위에 난 작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어서 그 자리가 더욱 좋았다. 

아브람은 뉴저지의 긴 겨울밤에 그 창을 통해 잠자리에 들 때와 날이 밝을 때의 별들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아브람은 차가운 공기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재빠르게 웃옷과 바지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이불 속에 들어가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었다.

그는 이불속이 따뜻해지기 전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는 매우 신이 났다.

생각해 보니 그 집에 11년 가까이 살면서도 부모님이 성경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책이 거실 한 상자에 보이지 않게 들어 있다니!

아브람은 성경이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그는 선생님께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 거대하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두려웠다.

삶의 모든 것이 작은 아브람 라루에게는 너무 크거나 어렵게 보였다.  

그는 이불속이 따뜻해지자 얼굴을 이불 밖으로 내밀고는 작은 창문으로 별들을 구경했다.

그러고 있다 보니 아브람은 그날 밤 집 밖에서 아름다운 하늘 전체를 바라보며 잠을 청하고 싶었다.

비록 작은 창문을 통해서만 아브람은 반짝거리는 화려한 빛들을 볼 수 있었다.

어느 한 별은 불그스름한가 하면, 다른 별은 푸른빛을 내고 있었다.

어느 거대한 별은 노란빛이었다.

그는 어머니께서 하나님께서 별을 만드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이 기뻤다.

그러다 갑자기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그는 별 보다도 큰 분이실까?

그분은 아주 멀리 계신 분일까?

도대체 하나님은 누구란 말인가?

그는 성경이라는 책이 하나님에 대해 알려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너무 열심히 일한 탓에 그의 눈꺼풀이 점차 무거웠다.


얼마나 오래 잤는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아브람은 벽 위를 휙 지나가는 밝은 빛을 보았다.

깨어 있는 것일까? 아

니면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왜 빛이 다락방 전체를 비추고 있을까? 악몽을 꾸는 것일까?

그는 눈을 비비고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분명 그는 깨어 있었다.

자고 있는 형제들 너머로 반짝거리는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자그마한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별들이구나! 그는 하나도, 둘도 아닌 수많은 별들이 떨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는 떨어지는 별들을 세어 보려 했지만 수를 세기에는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끔찍한 생각에 아브람은 공포에 휩싸였다.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별들을 지탱하기를 포기하셨음이 분명했다.

겁이 난 아브람은 아버지와 어머니 가까이 있고 싶었다.

바로 그때 다락방 아래에서 부모님의 이야기 소리를 들었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당황하신 것처럼 들렸고,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아브람은 바지와 웃옷을 챙겨 입고, 형제들을 건너뛰어 사다리를 재빠르게 내려왔다.

그의 맨발이 땅이 디딜 때, 마침 아버지께서 촛불을 켜셨다.

"무슨 일이에요, 아빠? 왜 하늘의 별들이 모두 떨어지고 있는 거죠?

하나님께서 더 이상 별들을 붙들고 계실 수 없는 건가요? 잠이 들 때는 별들이 정말 예뻐 보였었는데요,

이제 하늘에 별들이 남아 있기는 한 건가요? 아버지께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깨에 숄을 감싸고 아이를 안은 채 창문 가까이에 서 계셨다.

아브람은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그들은 두려움과 침묵 속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밖에 나가서 좀 더 자세히 봐야겠어." 아버지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버지는 정신없이 신발을 구겨 신고서 겉옷을 집어 드셨다.

"저도 같이 나가도 돼요?"라고 물으며 아브람도 아버지를 뒤쫓았다.

"더 자세히 봐야겠구나.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단다.

모든 사람들이 오늘은 결코 잊지 못하겠구나."아버지께서 팔로 아브람을 감싸며 말씀하셨다.

아브람은 이번만큼은 자신의 체구가 작은 것이 기뻤다.

그는 아버지의 자상함과 온기, 강인함은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브람은 울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가 사랑하는 별들이 곧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았고, 다시는 밤에 빛나는 별들을 보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아빠, 별들이 마치 비 내리듯 쏟아져요.

"아버지와 아브람은 경이로움에 휩싸여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떤 별들은 그저 작은 빛에 불과해 보였다. 하지만 많은 별들이 크고 각기 다른 색을 띠었다.

그들은 모두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불타는 듯한 공 모양의 형체들이 획을 그으며 광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사라지기 직전에는 눈부신 연기를 터뜨렸다.

어느 거대한 별은 크기가 달만 했다. 


그 별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터지자 그 궤도에는 녹색과 흰 빛의 획이 잠시 남아 있었다.

별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아브람은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정말 엄청나구나, 아브람. 이건 꼭 사과 주스를 만들려고 나무를 흔들어 댈 때, 

나무에서 다 익은 사과들이 떨어지는 것 같구나."

"하지만 아빠, 왜 하나님은 별들이 떨어지게 두시는 거죠?

그만 멈추실 수는 없나요?" 두려움과 추운 날씨 탓에 아브람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도 잘 모르겠구나.

한 번은 한 설교자 분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이 이 세상에 오신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하늘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실 거라는 이야기를 성경에서 해주신 기억이 나는구나.

헌데 그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 나도 글을 읽을 줄 알면 좋을 텐데,

그래도 오늘 밤이 굉장히 중요한 날인 건 분명한 것 같다. 

하늘이 떨어지는 별들로 빛을 내다니."

 "제가 글을 좀 읽을 수 있어요,

아빠. 성경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글을 읽어 볼게요.

"아버지는 깜짝 놀라시며 어린 아브람을 쳐다보셨다."아브람, 네가 글을 배웠더랬니?

네가 학교도 다니고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구나.

아마도 형이나 동생들처럼 집에 있게만 하지 않고 너를 학교에 보내길 잘한 것 같구나.

안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우리를 위해 성경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물어보자꾸나.

우리가 한 권은 갖고 있을 거야. 상자 어딘가 두었을 거다.

"마침 모든 형제들이 일어나 다락에서 내려왔다.

 그들은 창가 옆에 아기를 안고 서 계시던 어머니 곁에 가까이 서 있었다.


아브람이 아버지와 집에 들어오자. 어머니께서 성경을 가지고 오셨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들이 뿜어내는 밝은 빛으로 인해, 아브람은 탁자 위에 놓인 성경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자, 여기 촛불이 있단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하긴 떨어지는 별들의 빛이 있으니 촛불이 필요 없겠구나."모두 아버지와 아브람을 따라 거실로 이동했다.

커다란 성경책을 만지는 아브람의 두 손이 떨렸다.

"열어 보렴, 아들아. 우리에게 읽어 주렴."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아브람은 작은 손으로 첫 장을 넘겨 글을 천천히 읽었다.

"거룩한 성경" 그는 책을 대강 넘겨보았는데, 그렇게 많은 단어들을 본 적이 처음이었다.

마치 밖에 떨어지고 있는 별들처럼, 책이 빠르게 그의 손에서 넘겨졌다." 하지만 아빠, 어디서부터 읽죠?

너무 많기도 하고, 단어도 너무 어려워 보여요,

"떨고 있는 소년 주위에 가족들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 무기력하게 서 있었다.

"여보, 아브람을 도와줄 수 있겠소?

떨어지는 별들에 대해서 그 목사님이 말했던 부분이 어딘지 기억나오?""한 군데가 아니었어요.

그 이름을 잘 모르겠네. 사람 이름 같은 거였는데.

분명 기억하고 있었는데. 보자, 아 맞다! ‘마가’였어요!

아브람! ‘마가’라고 쓰여 있는 곳을 찾아보렴" "네 엄마." 아브람은 가족들 모두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를 깔보듯 쳐다보는 형제들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달랐다. 

아브람은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떨어지는 별빛들로부터 집중을 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읽기 수업에서 언젠가 분명 마가라는 단어를 배웠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철자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갑자기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책 앞쪽에 보면 책의 내용이 아는 데 도움이 된단다.

"그는 학교에 더욱 자주 갔었더라면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술술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이지 자신이 더 많이 알지 못한 것이 정기적으로 자신을 학교에 보내 주지 않은 아버지 탓이라고 여겨졌다.

아브람은 성경의 앞부분을 펼쳤다. 그는 한쪽 상단에서 ‘목차’라는 단어를 찾으려 애썼다.

그 단어를 반드시 찾아야만 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목록을 짚으며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그렇게나 낯설고 게다가 길기까지 한 많은 단어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마침내 절망하며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화가 나신 듯했다.

"읽는 법도 배우지 못했단 말이니, 아브람?"그의 형들도 비웃으며 "넌 정말 쓸모가 없구나.

아빠, 우리가 일 할 때 아버지께서 얘를 학교에 보내 주셨죠, 그

그런데 아직까지도 읽을 줄을 모르나 봐요."어머니는 아브람의 어깨의 손을 얹었다.

"계속 찾아보렴, 아들아. 멈추지 마, " 어머니의 목소리는 자상했다."당신, 불을 지펴 놓으셨네요,

당분간 우리가 잠자리에 들지 않을 걸 아셨나 봐요, "아브람은 다른 한 장을 넘겼다.

손가락으로 한 단어씩 목록을 훑어보았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ㅁ’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발견했다. 

눈에 눈물이 고이는 바람에 글자들이 흐릿하게 보였다.

거칠게 숨을 내쉬어 촛불이 꺼질 듯 깜박거렸다. 그는 천천히 그 단어를 소리 내어 읽었다.

"찾았어요. 마-가-. 엄마, 제가 찾았어요!" 아브람은 감격하며 소리 질렀다.

"아브람, 네가 해낼 줄 알았다." 어머니는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마가는 993쪽부터 시작한대요." 그는 마가복음을 펼쳤다.

다시 아브람은 수많은 단어들을 보았다. 행복한 감정이 금세 책을 넘기며 사라져 갔다.

왜 이렇게 크고 작은 숫자들이 많이 있는 것일까?

그는 1,2,3,4로 시작하여 16까지 각 장을 세어 보았다. 그것으로 마가복음은 끝이었다. 

손가락을 분주히 움직이며 내용을 살펴보았지만 떨어지는 별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눈물이 금세라도 그의 뺨 위로 흐를 것만 같았다.

"왜 울고 난리래? 아브람의 형제들이 놀려댔다. 지친 어린 소년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빠, 못 찾겠어요, 어디를 봐야 할지도 모르겠어요."아버지는 등을 돌려 창가로 가셨다.

어머니는 의자를 갖고 아브람 곁에 앉았다.

"네가 노력했지만 책이 너무 어려운가 보구나, 그냥 하나님께서 저기 밖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알게 될 거야."


                                                                                  지은이 :  엘렌 E. 랜트리 출판 : 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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