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빛나는 별 // 2장
창문 앞으로 모두가 옹기종기 모였다. 아버지는 담요를 다락에서 가져오셔서 아이들을 덮어 주셨다.
졸음을 이기지 못해 형제들은 이내 잠에 들었다.
하지만 아브람은 너무 낙심한 나머지 화가 나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아브람은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쓸모없는 건 아버지와 하나님 때문이야, 아빠는 나를 학교에 계속 가지 못하게 하셨고,
하나님은 말씀을 너무 어렵게 써 놓으셨어.’ 그때 그는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굵은 불덩이들이 비처럼 오는 것이 마치 태풍이 오기 전에 날리는 커다란 눈송이 같아요."
"아브람이 동물들을 외양간에 넣어 두어 다행이예요. 아니면 다들 놀라 허둥지둥 했겠지요.
저 떨어지는 별들은 분명 거대한 일이 일어난다는 신호일 거요.
심판의 날이라도 오려는 걸까?""무섭게 무슨 심판의 날이에요.
아무튼 반드시 알아야겠어요. 내일 아침에 이브람을 학교에 보내야 될 것 같아요.
성경을 가져가면 아마도 선생님이 그 내용 나오는 부분을 찾아주시겠죠."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 아브람이 농장일에 소질이 없으니까. 아브람, 학교에 가 보겠니?"
"네, 아빠." 아브람은 안도하였다. 아마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학교에 더 자주 가면 어려운 하나님의 말씀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심판의 날’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나도 그것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단다.
듣기로는 하나님께서 선한 사람들을 하늘로 데려가시고 죄인들은 지옥 불에 태우신다고 했거든."
"하지만 아빠, 우리 모두 죄인이 아닌가? 누구도 항상 선한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어요.
우리가 항상 선하지 않기 때문에 불태우신다면 하나님은 공정하신 분이 아니신 거죠."
"이브람."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님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지 말거라.
저 별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떨어져서, 네가 한 말로 인해 너를 태워버리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 아브람은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도 다른 형제들처럼 잠이 들고 싶었다.
그는 하늘에 무시무시한 광경을 펼치며 하늘에 별들을 떨어뜨리려고 나쁜 아이들을 불태운다는
하나님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담요를 머리끝까지 덮어썼다.
그러나 눈을 감아도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서 유성들이 떠나지 않았다.
뒤척이다가 동이 트기 직전에야 아브람은 잠에 들었다.
어머니께서 아브람을 깨우셨다.
옥수수 죽이 주방 난로 위에서 올려진 주전자에 끓고 있다는 것을 아브람은 냄새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창 밖으로 아브람이 처음 본 것은 파란 하늘과 구름분, 별들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금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별들이 영원히 사라진 것일까?
그는 고개를 돌려 탁자 앞에 펼쳐진 성경을 보았다.
지난밤 그는 성경을 읽고자, 하나님이 어떻게 별들을 만드셨는지 알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잠들었다.
그렇던 아브람의 열심과 갈망은 이제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마음은 증오로 변해서 아브람은 탁자 주변으로 다가가 성경책 표지를 탁하고 닫아 버렸다.
그러면서도 이내 자신의 행동을 어머니께서 보시지는 않았는지 눈치를 보았다.
다행히도 어머니는 여전히 돌아서 계셨다.
"얘야, 죽과 케이크를 먹고 서두르는 게 좋겠다.
학교에 늦으면 안 되잖니. 무거운 성경을 들고 3km가 넘게 걸어가야 하니 말이다.
여기 대야에 물을 받아두었다. 비누로 씻는 거 잊지 말고."
아브람은 서둘러서 얼굴과 손을 씻었다.
그가 식사를 하자 어머니께서는 자루에 성경책을 넣으셨다.
"이렇게 하면 가져가기 더 쉬울 게다."
그는 철부지였지만, 여전히 어머니께서는 아브람을 도우려고 하셨다. "점심으로 먹을 것도 좀 넣어 두었단다."
원룸 형태의 학교 건물을 향해 먼지가 날리는 길을 걸어가면서 아브람은,
학교에서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어쩌면 여전히 너무 많은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아버지지와 어머니를 도울 수 있을 것이었다.
어젯밤과 같은 일은 난생처음이었다.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그들이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는 교실로 들어가면서 선생님 책상 주변에 모여든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학생들이 모두 어젯밤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브람은 옷걸이에 웃옷을 걸쳐 놓고 한 손에는 여전히 성경이 담긴 자루 가방을 들고 있었다.
키가 큰 두 아이들 사이에서 그는 선생님께서 책상 위에 놓인 어떤 책을 살펴보시면서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여기 있다. 찾았어! 모두 들어 보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실 안이 조용해졌다.
모든 눈이 선생님을 향해 있었다. 선생님의 큰 목소리가 아브람에게 마치 하나님의 목소리처럼 느껴졌다.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에 있는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그때에 인자가 구름을 타고 큰 권능과 영광으로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보리라.
또 그때에 저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 택하신 자들을 땅끝으로부터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으리라.
"아브람은 심장이 마구 뛰었다.
보통 학교에서 수줍거나 조용한 그였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선생님. 그건 어디서 나오는 구절인가요?" 그가 물었다."오, 아브람. 반갑구나.
올해 학교에서 처음 보는 것 같다. 성경의 마가복음이라는 곳에서 읽었단다.
13장 25절에서 27절이야."'"저희 부모님 성경책에서 그 부분을 좀 찾아주실 수 있으세요?
도와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아브람은 성경이 든 자루를 들어 선생님 책상에 놓고 성경책을 꺼냈다.
선생님께서는 그 성경구절을 금방 찾아주셨다."여기란다. 여기 종이 조각을 붙여 놔둘게.
나중에도 찾을 수 있게 말이야. 너희 부모님께서 성경을 가지고 계실 줄은 전혀 몰랐구나.
두 분께서 이걸 학교에 가져가라고 하셨니?"
"네, 선생님. 어머니께서 여기저기 떨어지는 별들에 대해 목사님께서 읽어 주신 또 다른 성경 구절들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혹시 다른 성경구절에 대해서도 아시나요?"
"그럼, 있지. 일고 싶으면 쉬는 시간에 마저 찾아주마. 자, 이제 시작할 시간이에요.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선생님이 학교 종을 울리셨다."수학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지난밤 있었던 일에 대해 한 마디만 할게.
사실 선생님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구나. 별들이
쏟아지고 있을 때 선생님은 더 자세히 보려고 밖을 나갔단다.
나이가 꽤 지긋하신 헨리 피커링이라는 분을 만났고, 함께 동이 트기 전까지 그 광경을 계속 같이 바라봤지.
너희도 알겠지만 헨리 피커링 씨는 오랫동안 별들을 연구해 오신 분이야.
그분은 어제 떨어지는 것들은 별이 아니고 유성이라고 하셨어. 유성은 우주 공간을 떠도는 작은 물체야.
우주에 있던 돌이나 금속의 일부분이었을 거라는구나.
그것들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우리가 보았던 하늘의
광선들을 만들어 낸 거야.
때로는 크기도 하지만 피커링 씨는 우리가 지난 밤 본 것과 같은 유성우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구나."
아브람은 안도하였다.
아마도 하늘에 별들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선생님은 계속 설명하셨다.
"한 나이 드신 목사님이 밖에 나오셔서 우리와 함께 있었거든.
사람들이 여섯 번째 인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될 때의 크고
무서운 날에 앞서서,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준비를 하라고 하늘에서 신호를 보내 주신 것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선생님은 그분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성경 마지막 책에서 그 내용을 읽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아마도 앞서 말씀해 주신 두 분 말씀이 모두 맞을 거야.
나야 잘은 모르지만. 너희가 휴식시간에 나가
놀고 있는 동안, 선생님이 성경 나머지 부분에서 떨어지는 별들에 관해 찾아서 칠판에 적어 두마.
함께 읽기 시간에 읽어 보자꾸나. /
자, 이제 석판을 꺼내고 산수 공부를 시작하자."
아브람은 쉴 새 없이 걷고 뛰어서 오후에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께 드릴 말씀이 너무 많았다.
돌아오는 길에 가져간 성경은 집에서 학교로 가져갈 때만큼 무겁지가 않았다.
그는 학교가 마친 후에도 모든 단어들을 제대로 아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읽기 수업에 남아 있었다.
선생님께서 작은 종이로 각 곳에 표시를 해두어 나중에 아브람이 찾아 읽을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는 헛간에서 나오시던 아버지를 만났다.
"아빠, 선생님께서 그 부분들을 찾아 주셨어요. 그리고 이제 모든 단어를 읽을 수 있어요.
엄마께 성경책을 가져다 드리고 금세 도와드리러 올게요. 저녁 먹고서 아버지께 읽어 드려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 아브람." 아버지는 아브람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시자,
아브람은 잠시나마 자신의 키가 30cm 정도 더 자란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아버지께서 거실에 촛불을 밝히셨다. 가족들이 성경이 놓인 탁자 주변에 모여들었다.
"선생님이 네 부분을 표시해 주셨어요. 첫 세 부분은 내용이 비슷해요.
선생님이 가족들에게 성경 가장 뒤에 있는 마지막 부분을 읽어 주라고 하셨어요.
이 부분은 요한계시록이라고 하고요. 6장 13절부터 읽어 드릴게요.
"아브람은 손가락을 글자들에 가져다 천천히 읽어나갔다.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선과실이 떨어지는 것 같이 땅에 떨어지며."
"정말 그대로구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잎과 과실들이 떨어졌지. 더 읽어 보거라, 아브람."
"아빠 , 이번에는 ‘마태’라는 부분에서 읽어 볼게요."아브람은 재빨리 페이지를 넘겼고,
성경을 읽기 전에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어머니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서 그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그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그때에 땅의 모든 족속들이 통곡하며 그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
이게 마태복음 24장에 있는 내용이에요."
다른 형제들이 모두 침묵하며 아버지를 쳐다보았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렸다.
"선생님께서 그 구절이 무슨 뜻인지 말씀해 주셨니?"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아니요, 아빠. 그냥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려운 단어들에 대해서 만 알려 주셨어요.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물어보라고 하셨고요. 인자가 온다고 하는데 왜 다들 울며 기분이 안 좋아지는 걸까요?"
아버지는 아브람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마침내 어머니가 침묵을 깨고 말씀하셨다.
"여보, 지난밤 당신이 무언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거라고 했었잖아요.
여기 "인자"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신 것 같아요.
지난밤 떨어지던 별들은 구름을 타고 그분이 곧 오시리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 주는 징표가 아니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다시 읽어 보렴, 아브람." 아브람은 다시 그 구절을 읽었다.
"이제 다른 부분들을 읽어 보렴, "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다음 구절은 마가복음에 있는 내용인데, 제가 어제 찾으려다 못 찾은 곳이에요.
선생님께서 ‘선택받은 자’의 의미가 선한 사람들이라고 하셨어요.
아마도 천사들이 곳곳을 누비며 선한 사람들을 데리러 오나 봐요.
아마도 제가 읽은 마태복음 구절과 내용이 거의 비슷하게 시작하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에 있는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그때에 인자가 구름을 타고 큰 권능과 영광으로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보리라.
또 그때에 저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 택하신 자들을 땅 끝으로부터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으리라.
아버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씀하셨다."마지막 것도 읽어 보거라."
"여기도 굉장히 어려운 단어가 많은데요, ‘누가’라는 사람이 이 글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아브람이 책을 펼쳤다. "누가복음 21장 25절을 읽어 드릴게요. ‘일월성신에는 징조가 있겠고,
땅에서는 민족들이 바다와 파도의 우는 소리를 인하여 혼란한 중에 곤고하리라."
"그게 끝이니, 아브람?"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네, 제가 오늘 배운 건 이게 다예요.
"엄마께서 아브람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오늘 하루 굉장히 많은 걸 배웠구나.
그 어려운 단어들을 잘 읽었어.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단다."아브람은 그의 옆에 있는 형제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들은 아무 말도 없이 전과는 다른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듯했다.
아브람은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여보, 이 모든 얘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어머니가 물었다."잘 모르겠소." 아빠는 주방으로 향하며 대답하셨다.
"나가서 소들을 살펴보고 와야 할 것 같아. 헛간 다녀오는 길에 보니까 구름이 끼는 것 같더라고.
아마도 오늘 눈이 올 모양이오. 너희는 자러 가는 게 좋겠구나."아버지는 나가시면서 문을 닫으셨다.
"아버지께서 걱정이 많으신가 보다. 너희는 그만 올라가 자렴."아브람은 형제들과 함께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걱정하실 때는 가족 전체의 분위기도 아버지의 기분과 같이 가라앉았다.
추워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기 전 아브람은 작은 다락방 창문을 내다보았다. 바깥은 오직 어둠뿐이었다.
그는 이리저리 뒤척였다. 별들이 도통 보이지 않았다. 두려움이 다시 그를 에워쌌다.
유성과 별들 모두 그날 밤하늘에서 전부 떨어진 것 같다. 그는 다시 반짝거리는 별들이 보고 싶었다.
그는 이불 속에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나의 마음은 하늘과 같이 어두컴컴했다.
눈을 감았을 때만 별들로 가득 찬 하늘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가 다시 눈을 떴다."한 번만 더 봐야지." 그는 혼잣말을 했다. "아마도 내가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하나님이시라면 별들이 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몇 개의 별만은 충분히 붙들고 계실 수 있을 만큼 강한 분일 거야.
"아브람은 따뜻한 이불을 옆으로 치웠다.
추운 다락방에 그는 발꿈치를 세우고 최대한 높이 일어서서 작은 창문을 통해 아주 작은
별 하나라도 볼 수 있기를 소망했다.
하나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지은이 : 엘렌 E. 랜트리 출판 : 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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